검색결과15건
프로야구

"강백호, 포수할래?" 이강철 감독의 의미심장한 농담

"(강)백호야, 포수할래?"더그아웃에 앉아있던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내야수 강백호가 지나가자 그를 불러 세웠다. "포수 해볼래?"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포수로 뛰었고 프로에서도 두 차례 포수 마스크를 쓴 적이 있다. 물론 농담이었다. 하지만 진심도 담겨 있었다. 그만큼 현재 이강철 감독은 포수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KT엔 부동의 주전 포수 장성우가 있다. 프로 14년차 베테랑 포수로서 지난해에도 131경기에 나와 KT의 안방을 지켰다. 2018년 이후로 6시즌 연속 800이닝 이상 포수 마스크를 썼다. 타석에서도 2할대 후반의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꾸준히 때려내며 '공포의 5번 타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의 올해에도 주전 안방을 지킬 예정이다. 하지만 장성우 한 명 만으로 144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백업 포수들이 적절히 나와 장성우의 체력 안배를 도와야 한다. 여기서 이강철 감독의 고민이 만들어졌다. 최근 KT는 김준태와 강현우를 꾸준히 기용하며 백업 포수 양성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생각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다. 두 선수 모두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믿음을 주지 못했다. 지난 11일 수원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가 그랬다. 장성우 대신 두 선수가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꼈는데, 이날 폭투 1개와 도루를 5개나 내주면서 고개를 숙였다. 블로킹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도루 저지를 위한 송구도 좋지 않았다.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이들을 불러 직접 포수 수비 지도를 하기도 했다. 19일 예정됐던 롯데 자이언츠와 경가 비로 취소되면서 KT는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백업 포수 고민은 지워내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포수가 수비가 돼야 하는데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아쉽다. 장성우 하나만으로는 풀 시즌을 치르기 어려운데 고민이 많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다행히 두 선수의 타격감은 좋다. 김준태는 1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강현우도 12일 SSG 랜더스전 1안타, 15일 한화전 1안타 2타점, 17일 KIA 타이거즈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수비가 좋아진다면 KT의 안방 고민은 한층 덜어질 전망이다. 윤승재 기자 2024.03.20 07:34
프로야구

[포수의 신(信)] 진갑용, 그 특별한 '눈 리드'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한국 야구 역사에서 가장 큰 쾌거로 꼽힌다. 쿠바와의 결승전 9회 말 1사 만루 위기에서 투수 정대현과 호흡을 맞춰 타자 율리 구리엘의 병살타를 유도하며 3-2 리드를 지킨 포수는 바로 진갑용(49) KIA 타이거즈 수석 코치다. 당시 결승전에서 진갑용 코치는 허벅지 부상 탓에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9회 말 1사 뒤 후배 포수 강민호가 볼 판정을 두고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변수가 생기자, 진갑용 코치가 급히 포수 마스크를 썼다. 출전에 앞서 윤석민 투입을 염두에 두고 있던 김경문 대표팀 감독에게 정대현 등판을 추천한 것도 그였다. 불펜에서 직접 공을 본 뒤 내린 결론이었다. 당대 최고의 포수가 국가대표팀 안방을 지킨다. 진갑용 코치는 프로 무대 최정예가 출전하기 시작한 1998 방콕 아시안게임(AG)부터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6개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13 WBC에선 대표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KBO리그에선 삼성 라이온즈 한국시리즈(KS) 우승을 7번이나 이끌었고, 골든글러브만 3번 수상했다. 진갑용 코치는 박경완(현 LG 트윈스 배터리 코치)과 함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한국 야구 포수 계보를 이었다. 포구와 송구, 기본 중 기본 진갑용 코치는 포수의 타격 능력과 수비력은 명확히 분리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타를 많이 때릴 수 있는 포수가 시장 논리에 의해 가치(몸값)가 높아지는 건 필연으로 보지만,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비력까지 저평가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얘기였다. 진 코치는 “타자는 (야구에서 공을 잡는 사람이라는 뜻의) 수(手)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을 묻자 진갑용 코치는 주저 없이 “포구와 강한 어깨”라고 답했다. 포구에 대해서는 “포수가 공을 못 받으면(포구 능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경기에 나가면 안 되는 게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투수의 공을 받는 게 포수의 가장 기본 임무이고, 이는 결코 쉽지 않다는 의미였다. 진 코치는 투심 패스트볼·컷 패스트볼처럼 무브먼트가 있는 속구들을 잡기 위해선 동체 시력뿐 아니라 ‘공의 길’을 아는 판단력, 그리고 하체의 민첩성까지 갖춰야 한다고 본다. 강견에 대해서는 “타고난 자질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지만,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는 어깨를 단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포수뿐 아니라 다른 야수도 마찬가지”라고도 전했다. 진갑용 코치는 선수 시절 통산 도루 저지율 0.357를 기록했다. 2022시즌 8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중 이 부문 1위였던 박동원의 기록은 35.5%였다. 진 코치는 커리어 내내 뛰어난 도루 저지율을 기록한 셈이다.진갑용 코치는 어깨는 강한 편이었지만, 골반 유연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하체도 긴 편이라서 선배들로부터 ‘포수할 체형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런 핸디캡을 커버하기 위해 포구와 송구에 적합한 자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2000년부터 3년 동안 삼성 배터리 코치로 진갑용을 지도한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은 “포구뿐 아니라 (송구를 위해) 일어나는 동작도 유연성이 좋은 포수와는 달라야 했다. 그래도 진갑용이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는 자세를 만들더라”라고 돌아봤다. '눈'으로 먼저 이겨라 진갑용 코치는 “아무리 지도자라도 공 배합은 가르칠 수 없는 영역 같다. 솔직히 투수의 공은 옆(더그아웃)에서 봐서는 잘 모른다. 벤치 사인도 맹신할 수 없다. 결국 공 배합 기본을 밑바탕에 깔고 경험을 통해 생긴 자신의 노하우를 녹여서 목표 달성에 가장 높은 확률을 선택할 뿐”이라고 했다. 조금 더 선호한 성향은 있다. 진갑용 코치는 “예전에는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안타나 홈런을 맞으면 (팀에) 벌금을 내는 내부 규칙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버리는 공을 주문하기보다는 바로 승부하는 걸 선호했다. 상황에 따라 신중한 승부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선발 투수는 ‘타자와 맞붙어줘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투수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만큼은 수없이 강조했다고. 진갑용 코치는 투수와의 신뢰 형성에 대해서도 “결국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주는 게 답이었다. 삼성 시절에는 80~90%는 내 리드에 따라온 것 같다”라며 껄껄 웃었다. 얘기를 나누며 알게 된 진갑용 코치만의 특이점은 있었다. 시선이 날카롭고, 사고가 유연하다는 것이다. 선수 시절 진갑용 코치가 포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유독 마스크 사이로 타자를 자주 살폈다. 타석 위치, 스탠스, 배트를 잡은 손의 위치, 그리고 작은 움직임까지 말이다. 실제로 진갑용 코치는 경기 전 배팅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상대 타자의 모습을 지켜봤다고 한다. 일종의 루틴이었다. 그는 “특히 홈경기는 다른 선수들이 식사를 할 때도 후배 포수들과 그라운드에 나가서 상대 타자들의 타격 모습을 봤다. 특히 중요한 경기는 더 그랬다. 최소한 컨디션 정도는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승부 방향 정도는 정할 수 있다”라고 했다. 투수의 기운을 느끼는 눈도 비범했던 것 같다. 일화가 있다. 진갑용 코치에게 “선수 시절 최고의 승부를 꼽아달라"라고 묻자, 그는 2012년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2-1로 앞선 9회 초 무사 3루에서 맞이한 이호준과의 승부를 꼽았다. 당시 마운드 위 오승환은 선두 타자였던 최정에게 3루타를 맞았다. 진갑용 코치는 “풀카운트였고, 앞선 공 6개 모두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선택했다. 솔직히 7구째는 나도 손이 말리더라(고민이 되더라). 이런 상황에서 슬라이더 사인을 냈는데, (오)승환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던 후배다. 뭔가 단호해 보였다. 그래서 직구를 냈다. 결과는 유격수 땅볼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오승환-진갑용 배터리는 이후 후속 두 타자를 삼진 처리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진 코치는 “나중에 오승환한테 물어보니 (원래 레그킥을 하던 이호준이) 이동발(왼발)을 안 떼고 타격을 했다고 하더라. 변화구 승부는 커트가 될 것 같아 직구를 요구했던 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걸 못 봤다”라고 설명했다. 마치 스캔을 하듯이 타자의 변화를 살피던 진갑용 코치도 실책 했다. 하지만 후배 투수의 기운을 읽었고, 그의 선택을 믿어주며 최선의 결과를 얻었다.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도 허리 통증을 안고 있던 정대현을 추천했던 진갑용 코치였다. 한국 야구 대표 포수의 눈. 특별한 게 있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4 07:00
프로야구

2008년 강민호처럼...'백업 포수' 이지영의 가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안방은 양의지(36)와 이지영(37) ‘베테랑 듀오’가 지키고 있다. KBO리그 넘버원 포수인 양의지의 발탁은 당연했다. 이지영이 승선한 건 의외였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흔든 박동원(LG 트윈스) 유강남(롯데 자이언츠) 등 다른 포수들이 더 주목받은 게 사실이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2022) 포스트시즌(PS)을 보니 (이지영이) 나이는 많은 편이지만, 정말 잘 움직이더라. 성실하고 실력도 빠지지 않는 선수다. 진갑용 (대표팀) 배터리 코치와 상의했고, 백업 포수로 제격이라고 생각해 선발했다”고 했다. 포수 출신인 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도 “이강철 감독의 추천이 있었고, PS 15경기를 보며 대표팀에서도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지영은 지난 시즌(2022) 8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포수 중 두 번째로 높은 도루저지율(33%)을 기록했다. 도루 저지(33개)도 2위였다. 포일(4개)은 가장 적었다. 무엇보다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선발진의 평균자책점 1위(3.41)를 이끌었다. 30대 후반이지만 여전히 순발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은 만큼 투수 리드 능력도 좋다. 이강철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현재 가장 뛰어난 포수’ 2명으로 대표팀 안방을 구성했다. 한국야구는 금메달을 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안방 뎁스의 힘을 보여줬다. 당시 베테랑이었던 진갑용이 주전, 스물세 살이었던 강민호가 백업을 맡았다. 류현진·김광현 등 젊은 투수들을 이끌었던 진갑용이 대만과의 예선 5차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하는 변수가 생겼지만, 강민호가 주전 포수의 이탈 공백을 잘 메웠다. 강민호는 특히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활약했다. 선발 투수 김광현의 호투를 지원했고, 쐐기 적시타까지 치며 한국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쿠바와의 결승전 9회 말 수비에선 강민호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몸 상태가 안 좋았던 진갑용이 포수 마스크를 썼고, 투수 정대현과 호흡을 맞춰 율리 구리엘의 병살타를 유도해 3-2 승리를 마무리했다. 국제대회 같은 단기전에는 변수가 많다. 2~3명뿐인 포수, 특히 주전이 부상을 당하면 치명적이다. 한국은 4강 진입을 노리고 있다. '주전' 양의지의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 전력이 약한 팀과의 예선전에선 이지영이 선발로 나설 수도 있다.경기에 나서지 않더라도 할일이 많다. 투수들의 공인구(롤링스사) 적응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예년보다 빨리 실전을 준비하고 있는 탓에 좋은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다. 불펜에서 공을 받은 백업 포수가 투수, 지도자와 잘 소통 해야 한다. 포수는 다른 포지션보다 '백업' 선수의 기량이 중요하다.이지영은 프로 데뷔 뒤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그는 "야구 인생 목표 한 가지를 이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선 강민호가 '슈퍼백업' 임무를 잘 해냈다. 2023 WBC엔 이지영이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3.02 13:00
프로야구

정상 탈환 노리는 KT 위즈, 2023시즌 최상의 시나리오

희망 찬가가 울려 퍼지는 2월이다. 스프링캠프에 돌입한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며 전력 강화를 다지기 시작했다. 선수들도 풍운의 꿈을 안고 새 출발에 나선다.KT 위즈는 정상 재탈환에 도전한다. 2021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 시즌(2022)은 정규시즌 4위로 떨어진 뒤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에서 패했다. 투·타 모두 부상자가 나오며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지난 3년(2020~2022)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오르며 쌓은 경험과 자신감은 KT 선수들의 가장 큰 자산이다. 포지션별로 최상의 시나리오가 작동된다면 KT는 다시 한번 리그 정상을 노릴만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공격 키플레이어는 간판타자 강백호다. 그는 지난 시즌 두 차례 부상을 당하며 6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율도 0.245에 그쳤다. 올해 그의 연봉은 2억6000만원 삭감된 2억9000만원이다. 강백호는 겨우내 체중 감량을 하며 재기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31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도 "연봉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백호가 커리어 5시즌(2018~2022) 동안 기록한 평균 타율(0.317)에 20홈런만 기록해도 4번 타자 박병호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검증된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를 포함하면, KT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중심 타선 화력을 갖출 수 있다. 분발이 절실한 또 한 명의 야수는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다. 2021년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였던 그는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 살이었던 지난해 기량이 급격히 떨어지며 1할(0.120)대 타율에 그쳤다. 팀 리더이자 내야 수비 핵심인 그가 그라운드에 자주 나서야 팀 파이팅과 공격력이 향상될 수 있다. 안방 전력도 변수가 있다. 허리 통증이 있는 '주전 포수' 장성우는 안방에서 800이닝(단일시즌 기준) 이상 막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는 지명타자(DH)로 자주 나서며 체력 안배를 했지만, 강백호와 박병호가 건강하게 함께 출전한다면 장성우에게 DH를 맡기는 건 비효율적이다. 이강철 KT 감독이 공·수 공백을 우려하지 않고, 장성우에게 휴식을 주려면 '백업 포수' 김준태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가 안방을 지킬 때 팀 경기력이 나쁘면, 장성우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준태는 지난 시즌 타율 0.273 장타율 0.403를 기록하며 공격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수비에선 리그 포수 중 가장 많은 7개의 포일을 기록했다. 김준태는 2023년 데뷔 처음으로 억대(1억원) 연봉을 받는다. 팀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은 셈이다. 그가 이전보다 나아진 수비력을 보여준다면, 장성우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시즌을 치를 수 있다. 마운드는 타선에 비해 탄탄하다. 국가대표 듀오 고영표와 소형준이 있고, 2022시즌 승률왕(0.846) 엄상백도 성장했다. 기존의 '3선발' 배제성이 지난 시즌 부진을 털어낸다면 6인 로테이션도 가동할 수 있다. 변수는 새 외국인 선수 보 슐서의 KBO리그 적응이다. 불펜진은 2년 차를 맞이하는 '예비 클로저' 박영현, 지난 시즌 이적해 '복덩이'로 인정받은 이채호의 성장세가 전력 보강을 좌우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2023.02.02 14:03
메이저리그

'안방 최약' 피츠버그, 1할 타자 헤지스 연봉 66억원 영입

베테랑 포수 오스틴 헤지스(29)가 해적단에 합류한다. 미국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18일(한국시간) 헤지스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1년, 500만 달러(66억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피츠버그는 올 시즌 포수 포지션 타율이 0.191로 30개 팀 중 27위에 머물렀다. 수비율(FP)까지 0.987로 29위여서 공·수 모두 심각한 약점을 드러냈다. 헤지스가 공격력 강화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2015년 빅리그에 데뷔한 헤지스의 통산(8년) 타율은 0.189에 불과하다. 지난해 88경기 0.178(286타수 51안타)에 그쳤고 올 시즌에는 105경기 0.163(0.294타수 48안타)로 바닥을 쳤다. 피츠버그가 기대하는 건 수비력이다. 헤지스는 올해 800이닝 소화한 리그 15명의 포수 중 수비율(0.994) 상위 6위. 내셔널리그 포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J.J 리얼무토(필라델피아 필리스·0.993)보다 더 좋았다. MLB 닷컴에 따르면 벤 셰링턴 피츠버그 단장은 윈터미팅에서 팀 유망주 1위와 6위인 헨리 데이비스(23)과 엔디 로드리게스(22)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포수 뎁스(선수층)를 강화하려고 논의를 이어갔다. 데이비스는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번에 지명한 미래의 안방 자원. 로드리게스는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타율 0.323 25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헤지스는 두 선수가 빅리그에 데뷔하기 전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18 14:08
야구

2022년 KIA, '800이닝 포수' 나올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체제로 치른 지난 두 시즌(2020~2021년) 동안 7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가 없었다. 김민식(33)과 한승택(28)이 컨디션, 팀 투수와의 호흡, 상대 투수와의 타격 성적에 따라 번갈아 선발 출전했다. 2021시즌 김민식은 100경기(67선발)에 출전해 606이닝, 한승택은 82경기(68선발)에서 589이닝을 막았다. 김민식은 2017시즌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포수다. 에이스였던 양현종과 호흡이 특히 좋았다. 도루저지율 37.8%를 기록하며 수비 안정에 기여했다. 한승택은 탄탄한 수비 기본기 앞세워 2019시즌 주전 포수를 맡았다. 포구와 블로킹 능력은 김민식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시즌 KIA의 안방 수비력은 나쁘지 않았다. 김민식과 한승택 모두 수비율 0.990, 도루저지율 26% 이상 기록했다. 이의리·정해영·장현식 등 20대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기도 했다. 반면 타격 성적은 형편없었다. 김민식은 타율 0.220 OPS(출루율+장타율) 0.624, 한승택은 타율 0.217 OPS 0.617를 기록했다. 원래 타격 능력이 좋은 편이 아닌 데다, 꾸준히 타석 기회에 나서지 못하다 보니 타격감을 잡지 못했다. 포수는 타격보다 안정감 있는 수비와 투수를 리드하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공격력이 강한 포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순위 싸움에서 경쟁력이 생긴다. 2021년 정규시즌 1~3위 주전 포수 장성우(KT 위즈),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유강남(LG 트윈스)은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KIA는 2021시즌 팀 타율(0.248) 9위, 팀 장타율(0.336) 10위에 그쳤다. 약한 공격력을 보완하기 위해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평가받는 나성범을 영입했다. 그러나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영입을 하지 않았다. 다가올 시즌도 가용 자원은 김민식과 한승택뿐이다. 두 포수는 안방 분담 체제에서 타격 능력이 성장하지 못했다. 2021시즌 9위 KIA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안방 화력도 강해져야 한다. 이제 포수 운영 노선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프링캠프와 개막 초반 경기력을 바탕으로 한 선수를 주전으로 낙점, 이후 꾸준히 선발 기회를 부여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타석 기회가 늘어나야 타격 능력도 좋아질 수 있다. 당연히 팀 투수들과의 호흡, 경기 운영 능력도 나아진다. 다가올 시즌 KIA 안방에 800이닝 이상 막아줄 붙박이 주전 포수가 등장할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2022.01.04 11:33
야구

장성우, KT와 4년 더 동행...총액 42억원에 FA 계약

자유계약선수(FA) 포수 장성우(31)가 KT 위즈와 4년 더 동행한다. KT 구단은 20일 오후 "장성우와 기간 4년, 총액 42억원(계약금 18억원·연봉 20억원·옵션 4억원)에 계약했다"라고 밝혔다. 장성우는 그동안 에이전트 없이 직접 구단 실무진과 협상을 진행했다. 난기류를 거치기도 했지만 결국 계약이 잘 마무리됐다는 후문이다. 이숭용 KT 단장은 "올해 KT 통합 우승 주역인 장성우와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팀 중심이 돼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장성우는 고교(경남고)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였다. 블로킹과 송구 등 기본기가 탄탄하고, 힘까지 갖춘 포수로 평가받았다. 2008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역 연고 팀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했다. 롯데에는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버티고 있었다. 장성우는 출전 기회가 적었다. 그사이 병역 의무를 마친 장성우는 2015년 5월 KT로 트레이드되며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주전 포수가 필요했던 KT는 당시 팀 최고 유망주 투수였던 박세웅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장성우는 2015년 데뷔 처음으로 800이닝 이상 안방을 지키며 비로소 잠재력을 발휘했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후에는 유한준(은퇴), 박경수, 황재균과 함께 팀을 이끌어가는 '주축' 선수로 인정받았다. 안방에서는 KT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2020년 신인왕 소형준은 "장성우 선배님의 투수 리드만 따라간 덕분에 데뷔 시즌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했다.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만 21번 해낸 고영표는 "구종 선택은 그냥 (장)성우 형한테 맡긴다"라며 치켜세웠다. 이강철 감독도 "장성우가 없었다면 우리 팀 투수들이 이토록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타석에서는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다. 최근 2년(2020~2021)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올해는 결승타만 10개를 기록하며 클러치 능력도 과시했다. 어느새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한 장성우는 2021년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데뷔 14년 만에 얻은 FA 계약 기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장성우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KT는 내 프로 생활에 있어 전환점을 마련해준 구단이다. 늘 감사한 마음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2022시즌도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희수 기자 2021.12.20 15:09
야구

"그만한 포수가 없다" 가을 안방 지키는 FA 포수 장성우

자유계약(FA)을 앞둔 장성우(31·KT 위즈)가 가을 무대에서 노련한 기량을 증명하고 있다. 장성우는 KT의 주전 포수다. 2015년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롯데에서 KT로 둥지를 옮겼다. 유망주 시절 대형 포수의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받았지만, 끝내 정상급 포수로는 성장하지는 못했다. 이적 시즌이었던 2015년(OPS 0.771)을 제외하면 한 번도 OPS 0.75를 넘어보지 못했다. 도루 저지율 30%를 기록한 것도 2015년과 2019년뿐이다. 설상가상 2015년에는 사석에서 야구계 관계자들을 비난했다는 사실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사회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장성우는 언제나 KT의 주전으로 안방을 지켜왔다. 2015년 이후 한 시즌(2017년 581과 3분의 1이닝)을 제외하면 매년 800이닝 이상 포수를 소화했다. 올 시즌에도 813과 3분의 1이닝(포수 4위) 동안 소화하며 투수들을 이끌었고, 팀 평균자책점 2위(3.68)에 힘을 보탰다. 타선에서도 중요한 한 방을 쳐냈다. 타선이 침체하던 9월, 4번 타자로 나서 힘을 보탰다. 4번 타순 성적(OPS 0.513)은 좋지 못했지만, 필요할 때마다 한 방을 날렸다. 특히 9월 28일 NC와 수원 더블헤더 2차전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7회 말 김진성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대형 2루타를 만들어 동점 타점과 역전 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분위기가 침체됐던 KT는 이날 승리부터 3연승을 달리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KS)에서도 수비와 한 방은 건재하다. KT는 포스트시즌 내내 불타오르던 두산 타선을 1차전 2점, 2차전 1점으로 봉쇄했다. 투수진의 능력과 야수진의 호수비가 컸지만, 장성우도 노련한 리드로 두산 타선을 괴롭혔다. 이강철 KT 감독은 15일 KS 2차전 승리 후 “그만한 포수가 없다”며 “내가 3시즌째 KT 감독을 하고 있는데, 장성우를 인정하는 상대 팀 감독들이 많았다”고 장성우를 칭찬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4회 초) 양석환 타석에서 3볼이 되자 아예 거르더라. 볼을 뺐으면 싶었는데 알아서 빠져 앉더라. (다음 타자인) 박건우가 잘 맞지 않는 것을 고려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잘 통했다”며 “소형준의 투구도 좋았지만, 장성우의 좋은 리드가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타격에서도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1차전에서는 1사 2, 3루 상황에서 외야로 공을 띄워 3루 주자 강백호를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이어 2차전에서도 5회 말 만루 상황에서 쐐기 2타점 2루타를 쳐 팀 대승에 힘을 보탰다. 장성우는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권리를 얻게 된다. 현역 최고 포수로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한 강민호, 출루율 0.405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최재훈이 함께 시장에 풀린다. 숫자로 보이는 성적은 둘에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의 장점을 KS 무대에서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1군 첫해부터 함께해온 KT의 우승을 이뤄낸다면, 장성우의 FA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차승윤 기자 2021.11.17 11:16
야구

잠실의 안방마님들, 가을 바람에 방망이가 식었다

LG와 두산이 주전 포수의 타격 부진 속에 10월 순위 싸움에서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두산과 LG는 안방마님이 확실하다. LG는 유강남이 2015년부터 주전을 지키고 있다. 두산도 2016년 백업으로 출발한 박세혁이 2019년부터 붙박이 주전 포수를 맡고 있다. 베테랑답게 수비는 견고하다.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세혁은 올 시즌 도루 저지율 37%, Pass/9(9이닝당 기록한 폭투와 포일 개수) 0.321을 기록 중이다. 도루 저지는 팀 동료 장승현에 이은 3위, Pass/9는 이재원(SSG)에 이은 2위다. 유강남 역시 도루 저지율 28.7%(500이닝 이상 포수 중 9위), Pass/9 0.404(8위)로 준수하다. 문제는 타격이다. 올 시즌 박세혁의 성적은 16일 기준 타율 0.204, OPS는 0.538에 불과하다. 홈런 0개, 볼넷은 단 20개에 불과하다. 안타, 장타, 출루 모두 낙제점이다. 타격이 특출난 포수는 아니었지만 올 시즌 유독 부진하다. 지난 2017년부터 매년 타율 0.270 이상, OPS 0.7 이상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엔 OPS 0.6 아래로 떨어졌다. 타율은 아예 1할대까지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9월 월간 타율이 0.180, 10월 월간 타율이 0.108에 불과하다. 한 달 반 동안 장타가 9월 2루타 2개가 전부다 유강남 역시 마찬가지다. 통산 OPS가 0.759로 양의지, 강민호에 이은 공격형 포수로 주목받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16일 기준 타율 0.251, OPS는 0.690에 불과하다. 2017년부터 매년 16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올 시즌엔 아직 9개에 불과하다. 두 자릿수 홈런 달성이 아슬아슬하다. 유강남 역시 최근 페이스가 좋지 못하다. 10월 타율이 0.189, 장타는 2루타 하나뿐이다. 타격이 부진하지만 수비를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유강남은 올 시즌 벌써 868⅔이닝을 소화 중이다. 2017년 이후 매년 800이닝 이상을 소화 중이다. 올해도 김재성이 195⅔이닝, 이성우가 83⅓이닝을 소화했을 뿐 대부분의 포수 수비를 유강남이 도맡아 하는 중이다. 두산은 백업 선수는 충분하지만, 여전히 벤치가 신뢰하는 첫 번째 카드가 박세혁이다. 박세혁과 거의 출장을 양분하는 장승현과 대타로 0.406을 치는 최용제가있지만, 박세혁의 경험과 수비를 믿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인터뷰에서 최용제의 수비 기용에 대해 질문하자 “그래도 박세혁과 투수들이 가장 많이 맞춰봤다”며 박세혁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다만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박세혁과 장승현 모두 기용에 물음표가 생겼다. 두산은 17일 박세혁과 장승현의 출장이 어렵다며 신인 포수 박성재를 콜업했다. 기회일 수도, 위기일 수도 있다. 수비 불안을 겪을 수도 있지만, 타격이 되는 최용제의 기용으로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차승윤 기자 2021.10.17 12:48
야구

압도적 존재감, '사자군단' 마운드 이끄는 강민호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선발 풍년'을 즐기고 있다. 7일 기준으로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다승(14승) 공동 선두, 토종 왼손 투수 백정현은 리그 평균자책점(2.60) 2위에 올라 있다. '미완의 대기' 원태인은 일찌감치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 선발 투수들이 합작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KBO리그 두 번째인 57회. 선발 로테이션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데에는 '안방마님' 강민호(36)의 영향이 크다.강민호는 올해 프로 18년 차 베테랑 포수다.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최고령이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생산성은 젊은 선수들 이상이다.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373타수 112안타), 16홈런, 62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명타자로 나서는 횟수가 부쩍 늘어난 양의지(NC 다이노스)와 달리 강민호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다. 포수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홈런 16개를 때려내 박동원(키움 히어로즈)과 함께 공동 1위다.그의 진가가 드러나는 분야는 수비다. 수비이닝이 848이닝으로 포수 중 가장 많다. 리그 포수 중 800이닝 이상을 뛴 건 강민호와 유강남(LG 트윈스·824와 3분의 2이닝)뿐이다. 유강남이 포일(포구 실책)이 8개로 1위지만 강민호는 2개에 불과하다. 도루저지율(41.1%→23.4%)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지만, 주자들이 안심하고 뛸 수 있는 포수는 아니다.투수들이 느끼는 안정감은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다. 뷰캐넌은 6일 고척 키움전에서 14승 고지에 오른 뷰캐넌은 "강민호와 호흡이 잘 맞는다. 강민호와 함께하는 게 좋다. 감사의 의미로 그와 악수하고, 포옹한다"며 극찬했다. 뷰캐넌은 항상 강민호의 사인대로 던진다. 거부의 표시로 고개를 젓는 일이 거의 없다.강민호는 젊은 투수들의 멘토이기도 하다. 원태인은 지난 6월 시즌 7승을 달성한 뒤 "강민호 선배를 만난 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원태인이 직전 등판에서 부진하자 강민호는 "연봉에 비하면 넌 엄청난 성적을 내는 거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부담이 있을 텐데 편안하게 던져보자”고 다독였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지난 7월 도쿄올림픽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원태인은 "부모님과 함께 가는 기분"이라며 껄껄 웃었다. 그만큼 강민호를 믿고 의지한다는 의미였다.강민호는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주변에선 나이 탓에 기량이 떨어지는 '에이징 커브'를 우려했다. 그럴수록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내자"는 마음가짐으로 운동화 끈을 고쳐 맸다. 스프링캠프 기간 아침 7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내년에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만큼 2021년은 그에게 중요한 시즌이었다. 백업 포수가 약한 삼성으로서도 강민호가 한 시즌 내내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느냐가 관건이었다.한 프로야구 단장은 "강민호 성격이 서글서글하다. 그런 면에서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며 "포수는 사실 수비 때문에 타격에 집중하기 어렵다. 과거 박경완(통산 홈런 314개)처럼 타율은 약간 떨어지더라도 장타력이 있는 선수가 가장 이상적이다. 강민호가 여기에 가깝다. 내구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올 시즌 생각보다 괜찮더라. 삼성 전력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배중현 기자 2021.10.08 07:5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